'주목할 만한 신인이 나왔네', '마의'를 본 사람이라면 한 번 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그만큼 그는 '마의'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시청자들에게 강렬하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사실 엄현경은 2005년 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로 데뷔한 이른바 중고 신인이다. 드라마 '일단 뛰어'(2006), '착한여자 백일홍'(2007), '경성 스캔들'(2007), 영화 '열여덟, 열아홉'(2010), 드라마 '강력반'(2011), '딸기 아이스크림'(2011), '천상의 화원 곰배령(2011) 등에 출연했다. 중간에 있었던 4년의 공백기, 그리고 다양한 작품을 거친 끝에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마의'와 만날 수 있었다.
"어떻게 하다 보니 4년 정도 쉬게 됐어요. 배우 생활이 제 성격과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리하면서 달려왔다고 여겼죠. 억지로 연기를 계속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쉬면서 다른 직업을 찾아보기도 하고 학교(건국대학교 영화예술학과)를 다니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어요."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듯 긴 공백기는 그에게 연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었다. "잘 쉬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중간에 그만 둔 덕에 연기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됐죠. 그렇게 열정이 충만한 시기에 '마의'에 출연하게 됐고 의욕 있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마의'를 통해 연기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된 그는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을 자연스럽게 연기하고 싶다"며 소박한 바람을 털어놓기도 했다.
"생각보다 운이 좋아서 지금껏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봤던 것 같아요. '딸기 아이스크림'에서는 청순가련한 역할도 해봤고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저와 가장 잘 맞는 캐릭터가 무엇인지 찾지 못했어요. 앞으로요? 연기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리얼한 연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공효진 선배님처럼요."
사극 의상을 벗고 이제는 구두를 신은 도시적인 여성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엄현경은 올해 신인상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연기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며 미소를 짓는 그를 보니 머지않아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기분 좋은 느낌이 들었다.
"단기간은 신인상이 목표지만 장기적으로는 앞으로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하는 게 바람이에요. 튀지 않고 무난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