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좋아하는 편인가요? 촬영은 좋아하는데 인터뷰로 자기 이야기 하는 건 즐기지 않는 사람이 많아서요. 우선, 딱히 생각해본 적 없지만, 인터뷰를 하면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시간이라 도움이 되기는 해요. 인터뷰 할 일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 같아요. 요즘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jtbc 드라마 <밀회>에 ‘박다미’로 출연하니까요. 요즘은 그냥 꿈꾸는 것 같아요. 찍으면서도 방송에 어떻게 나올지 기대되고 무엇보다 유아인, 김희애 선배님과 함께한다는 게 기분 좋아요. ‘혜원(김희애 분)’과 ‘선재(유아인 분)’의 관계가 긴장감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수진 씨가 연기하는 다미가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죠. 이제 다미가 둘의 관계를 눈치챌 테고. 다미는 어떻게 대처할 것 같아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론 다미가 엄청나게 욕을 먹으면 좋겠어요. 욕이요? 네. 선재를 짝사랑하고 그에게 집착하는 캐릭터니까 아마 둘의 관계를 알게 되면 가만있진 않을 거예요. 좀 더 미쳐버리거나 악독한 짓을 해서 시청자한테 욕먹으면 좋겠어요. 다미가 가만있지 않더라도 그건 정당성이 있는 건데 사람들이 그걸 욕할까요? 다미가 선재만 바라봐온 걸 감안하더라도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못된 짓을 하고 싶어요. 아직까지 악역을 한 적은 없는데, 그렇게 해서 욕도 좀 먹어보고 싶고요. ‘이만큼 할 수 있다’ 보여주고 싶은 거군요. 그럼 어떤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다미를 통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어떤 식으로든요. 가장 슬픈 여자나 가장 못된 여자요. 가장 슬픈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슬퍼본 적이 있어요? 슬픔은 상대적인 거니까 확신할 순 없지만 그렇진 않은 것 같아요. 다만 연기할 때 그 역할에 몰입해 순간의 감정을 이용하는 편이라 역할에 따라 가장 슬퍼 보이는 여자가 될 순 있을 것 같아요. 연기력에 대한 욕심은 KBS2 드라마 <상어>에서 손예진 씨 아역을 연기한 뒤 KBS 를 했을 때도 느꼈어요. 보통 인기를 얻으려면 화제가 된 다음 작품으로 아침 드라마를 선택하진 않죠. 1백40회에 달하는 <은희>를 끝내고 나면 분명 연기 면에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긴 호흡으로 극을 끝내고 나니 그게 맞았단 생각도 들었고요. 인지도나 인기보다는 나중에 연기를 좀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선 스스로에게 훈련이 필요하단 걸 알았거든요. 데뷔 전엔 3년을 혼자 훈련했죠. 이러다 배우가 되지 못할 거란 생각은 안 했어요? 막연히 그렇게 생각했어요. 제가 생각해도 뒤돌아보면 스스로가 참 무지막지했구나 싶어요. 데뷔가 너무 늦었다 싶은 생각을 한 적도 있는데, 오히려 다른 사람보다 데뷔가 늦어 체득한 강점도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거요? ‘눈치’요. 사회생활 하며 사람들과 많이 부딪치면서 타인을 배려하고 상황을 판단하는 눈치가 생긴 것 같아요. 그건 사회생활을 해봐야 아는 거잖아요. 그건 연기에도 분명 도움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 빨리 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editor KIM SO HEE 사진 HWANG HYE JUNG 헤어&메이크업 JANG HA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