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영화 <사도>가 흥행에도 성공하고 화제가 되었습니다. 어느 분이 영화 <사도>와 임 작가의 <하늘아 하늘아>를 비교하며 두 부자의 갈등은 임 작가의 작품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는 글을 썼더군요. 그 작품 외에도 유난히 영조와 사도세자를 다룬 작품을 많이 쓰셨는데, 왜 편애에 가깝게 그 부자 이야기를 하는지요.
“영국의 세계적 문호 셰익스피어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제일 먼저 다룰 소재가 영조와 사도제사일 겁니다. 그만큼 드라마틱하고 당시 왕실사, 정치의 암투, 부자 간의 갈등 등을 고루 포함했기 때문입니다. 왕비가 아닌 무수리에게서 태어나 출생의 열등감을 가진 영조는 41세에 늦둥이로 사도세자를 얻습니다. 얼마나 귀하고 사랑스러웠겠습니까. 그래서 태어나자마자 원자로 택봉하고, 가장 존귀하게 정통성을 갖춘 왕자로 만들기 위해 다른 궁에서 보모상궁들을 동원해서 키웠습니다. 생모조차도 영재교육을 위해 떨어져 지냈지요. 그러나 사도세자를 양육했던 상궁들, 측근들이 끝없이 부자 갈등을 유도하는 교육으로 세뇌를 시켰고, 아버지는 학문에 치중하는 모범생을 원했지만 아들은 그림과 무예 등에 관심이 많아 상충하는 면이 많았습니다. 몇 년 전부터 저는 사도세자가 7일간 뒤주에 갇혀 있는 상황으로 50부작 드라마를 쓰려고 구상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나이든 작가여서 아는 연출자도 드물고, 또 제가 작품활동을 활발히 할 당시 조연출인 사람이 이제 국장, 이사가 되었더군요. 나이든 제가 얼마나 불편할까 싶어 혼자 구상만 하고 있었는데 영화가 나왔더군요. 저는 정치적 상황을 빼고 진정한 왕실의 비극, 인간드라마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수백년 전 이야기이지만 지금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거든요. 우리의 왕실은 중국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참 아기자기하고 예쁘고 맛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현대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왕실의 옷이나 소품은 아름다웠을지 모르지만, 왕실의 언행도 그랬을까요. 지금도 친박·비박, 친노·비노로 각 당에서도 분열상이 보이지만 과거에도 움모와 모략, 당파 싸움이 끊이지 않았더군요.